감정가면은 위험하다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하지만 이 감정을 내 마음대로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처럼 안타까운 일은 없다.
혹시 우리 아이가 나 때문에 싫어도 싫은 내색 못하고 억지로 의식적으로 감정을 통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는 ‘효자’로서의 삶은 부모 입장에서는 행복한 일이지만 자녀의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불효자’의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상황은 지루하고 우울하고 재미없고 불행한데, 즐겁고 신나고 재미있고 행복한 것으로 연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나를 돌봐주는 사람이 실망할까 두려워서 그럴 수 있다. 실망하면 그 영향은 바로 내게 미칠 것이고 평안한 상황이 변하는 것이 싫어서 연기를 하는 것이다.
현재 느끼는 감정과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감정과 괴리가 있는 상태라서 자꾸 그쪽으로 힘을 소모하게 된다. 이렇게 감정이라는 배터리가 소진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지치는 것이다.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전혀 남아있지 않게 된다.
원래 잘 먹고 잘 쉬어야 힘이 생기고, 힘이 있어야 다른 일을 할 마음이 생긴다. 하지만 감정의 불균형으로 생존에 필요한 모든 힘을 다 써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일에 둔감해진다. 하기가 싫어진다. 왜냐하면 지친 상태기 때문에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무기력할 뿐이다.
이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진정한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바뀌어야 한다. 가만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진짜 행복해서 행복함을 느끼는지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행복한 척 연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미 성인이 되어 독립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정서적으로 누군가의 사랑을 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 이제는 본인의 행복을 위해서 더 이상 연기하면 안 된다.. 비록 처음에는 달라진 모습에 타인들도 낯설어 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거리감으로 심리적인 외로움을 겪을 수 있지만 한 순간이다.
어렸을 때 감정을 억압받으면서 자란 사람은 다른 누구와 감정의 교류를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상당히 외로웠을 것이다. 정말로 힘들고 괴로워서 쓰러지고 싶어도 잘 지내는 것처럼 연기를 계속해야 하니 매 순간이 비극인 것이다.
비극이 희극으로 바뀌는 것은 지극히 간단한 일이다. 그저 느낀 대로 느끼면 되는 것이다. 더 이상 연기할 이유도 없고 할 필요도 없다. 언제까지 나의 감정을 남이 느끼는 대로 느낄 것인가?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실 정말 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까지가 힘이 드는 것이다. 아직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이 낯설고 힘이 든다. 처음이기 때문이다. 외롭다고 느끼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니다. 어차피 인간은 다 외롭고 힘이 들고 슬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잘 추스르면서 사는 것이다. 물론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려서 의식적으로 외롭다는 감정마저 외면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언제까지 나의 행복을 포기하고 살 것인가? 그럴 필요 없다. 내가 느끼고 싶은대로싶은 대로 느끼면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자. 오죽하면 내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하다는 말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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