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내 기분 알아채기
부모라고 해서 정신적으로도 부모가 아니다. 나이만 많을 뿐 아직도 감정적으로 어린 사람일 수 있다. 이런 사람 밑에서 자라는 자녀는 어리광을 부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미성숙한 부모를 위해서 자녀가 눈치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부모가 기뻐할지를 연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가 부모의 눈치를 살피면서 ‘와! 정말 행복해요, 오늘은 최고의 날이에요’라든가, ‘오늘은 최악의 날이에요. 기분이 별로 안 좋아요.’라고 한다면 아마도 부모의 감정선에 따라서 행동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 행동을 하는 아이의 마음 상태는 어떨까? 아마도 굉장히 피곤할 것이다.
그래서 아이는 아마도 정말 하고 싶지 않은 일도 부모 눈치를 보면서 억지로 할 수도 있고, 정말 하고 싶은 일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거짓된 연기를 보면서 부모는 ‘음, 역시 내가 잘하고 있군’하고 계속해서 오해할 것이다. 아이는 싫으면서 좋다 하고,, 부모는 아이를 만족시켰다는 착각을 하고 이로써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생존하기 위해서 상황이 어찌 됐건 부모를 기쁘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야만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안 그러면 혼나거나 맞거나 둘 중 하나인데, 어린 아이 어느 누가 부모에게 반기를 들겠는가. 부모로서 반성할 점이다.
부모가 기분이 좋은지 안 좋은지 어떻게 아느냐고? 부모 역시 기분이 좋으면 들떠서 소리치고 안 좋으면 욕하고 괴성 지르는데 모르는 것이 더 이상하다. 가끔씩 아이도 정확하게 부모의 기분을 맞추지 못해 엉뚱한 행동을 하다 혼날 수도 있다. 미성숙한 부모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아이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해서 타는 꼴이다.
8살 아이가 6살짜리 동생을 보살핀다. 물론, 부모가 동생을 잘 돌보라고 말한 영향도 있지만 8살 아이의 마음 속에는 어린 동생을 돌보려는 어른 역할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역할을 만약 부모에게도 한다면? 그렇다면 부모는 심리적으로 든든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아이가 원만하게 정서적으로 성숙하기를 바란다면 부모 자신의 어린 모습을 인정하고 더욱 성숙해지기 위한 노력 해야 한다.
아이 또한 누군가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는 것이 당연한 나이다. 아직 법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어린이 아닌가? 이런 영향때문에 아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지금까지 부모 같은 자신을 괴롭게 만들었던 사람과는 반대되는 사람들만 어울리려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어리광을 부릴 시기를 놓친 안타까운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어린이가 떼를 쓰고 수시로 삐치는 일은 아이 입장에서는 당연하지만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아이를 위해서라면 그 응석 정도는 받아줘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못하는 경우는 부모 역시 자라면서 부모와의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사정을 이해도 못하고 할 수도 없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 안의 어린 마음을 알아채는 것 역시 중요하다. 만약 미성숙한 감정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지금까지 생겼던 문제를 인정하자. 그리고 앞으로 생길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면 좋을 것이다.
생물학적 나이가 4, 50 살이더라도 아직 감정적으로 미성숙한 어른이라면 열심히 노력해서 정서적으로 성숙한 진짜 어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신체는 멀쩡한데 마음이 병이 들면 이것처럼 안타까운 일은 없다. 더 이상 문제가 생기기 전에 내 상태가 어떤지 알고 고치면 되는 것 아닌가.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에 모두가 고생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이런 저런 사람이 다 필요하다. 나도 그 중에 한 사람이다. 그런 소중한 내 마음속에서는 다양한 감정들이 살아가고 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비정상적인 감정 생태계를 그만 방치하고, 이제는 건강하며 지속 가능한 감정 생태계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지 내 마음 속에서 긍정적인 여러 감정들이 싹을 틔우고 자라나서 나 또한 자연스레 정서적으로 성장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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