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홀로서기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 독립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어릴 때부터 많이 혼났거나 매를 맞았다면 아마도 그 기억대로 지금 따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가만히 행동을 들여다보면 ‘이건 내 모습이 아닌데...’하며 흠칫할 것이다. 왜냐하면 부모님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던 모습을 따라하다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그토록 두려워하던, 피하고 싶던 모습이 마치 본래 내 모습인 것처럼 똑같이 행동하는 것은 나도 모르게 학습되어 내려온 것이다. 그래서 특수한 상황이 되면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행동하게 된다. 이것은 대를 이어서 그대로 내려오는 것이니 아마도 부모님도 조부모님도 그렇게 매 맞고 혼났을 것이며, 본인들도 왜 그러는지 모르고 그대로 따라했을 것이다.
이러한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것을 이제는 끊어내야 할 것이 아닌가. 정말 살을 떼어내는 고통을 참으면서까지 대를 걸쳐 내려가는 악순환을 누군가는 막아야 할 것이 아닌가. ‘왜 하필이면 나야, 귀찮은데 그냥 신경쓰지 말고 사는 대로 살지 뭐.’라고 마음 먹은 순간 뒤에 태어나는 자손들은 고스란히 미래에도 악순환을 반복하며 살 것이다.
이미 깨달았다면 이제는 나를 위해서라도 바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얼마나 감정적으로 불행하게 살았는지 한번 가만히 생각해보자. 감정적으로 미성숙한 부모 밑에서 제대로 된 정서적 교감 없이 얼마나 삭막하게 살아왔는지, 그 고통이 어떠했는지, 잘 안다면 지금 내가 키우는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옮겨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슬픔인지, 왜 내가 멈춰야 하는지 이유가 될 것이다.
가정에서만 그러한가?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작은 공동체 사회인 학교에서도 친구들을 헐뜯고 따돌리지 않았냐 말이다. 직장도 마찬가지다. 사실 내가 반듯하고 여유로우면 남이 뭐라 하든 말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정상일 수가 없지 않은가. 비정상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 수 있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왜 비정상은 그렇게 행동을 할까? 아마도 열등감 때문에 그럴 수 있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연예인이나 정치인 뉴스를 보면서 온갖 상스러운 욕을 퍼붓는 이유는 내가 정서적으로 덜 성숙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연예인과 정치인 걱정은 안하는 것이 국룰이다. 왜 다들 이렇게 얘기할까? 내가 걱정 안 해도 잘 먹고 잘 사니 내 걱정이나 하라는 소리일 것이다.
언제까지 열등감을 계속 키울 것인가? 나는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사람인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라고 한다면 지금처럼 남을 씹으면서 비꼬는 일을 즐길 것이고, 그렇지 않고 잘못 된 것을 끊고 새롭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면 정서적으로 부모 세대로부터 묶여있던 사슬을 끊어야 한다.
어렸을 때는 힘이 약해서 일방적으로 부모로부터 맞았다고 치자. 그렇다면 사춘기 지나서 육체적으로 힘이 세지면 어떻게 상황이 바뀔까? 어린 코끼리 발목에 올가미를 채운다. 코끼리는 탈출하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하지만 벗어나려고 몸부림칠수록 더욱더 발목은 조이면서 살은 찢어지고 피가 날 것이다. 이렇게 학습이 된 코끼리는 어른 코끼리가 되어도 발목에 가벼운 끈이 묶여 있어도 절대 도망가지 않고 가만히 줄 옆에 있게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발목이 묶인 코끼리처럼 다 커서도 어렸을 때의 기억대로 감정적으로 부모에게 지배당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 그래서 이 부분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내가 애지중지 하던 자녀가 폭발해서 내게 영향을 미친다면? 부모에 대한 증오가 아닌 사랑만 전해주길 바란다. 심리적인 홀로서기를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결국에는 나를 위해서 내 자녀를 위해서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는 것을. 누구에게도 억압 받지 않는 그 모습이 진짜 나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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